인사
안녕하세요, 박진형입니다. 휴가 복귀하고 계속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데, 새로 들어온 행정계장이 자신이 간부 일 모두를 다 하고 있어서 일이 없어졌습니다. 전 간부 일을 도맡아 하는 역할로 항상 바쁘게 지내왔는데, 갑자기 한 순간에 모든 일이 없어져서 당황스럽네요. 간부 2명이 모두 다른 곳으로 간 상황인데 새로운 행정계장이 혼자 다하니까 맨날 야근하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1월 하반기, 그리고 2월 까지만 버티면 3월은 사실상 저는 없는 사람이니까요… 군생활 마지막 바퀴를 달린다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오늘은 금리 상승과 테크 붕괴에 대한 방향성을 논하려고 합니다. 기본적인 정보는 Leon님 유튜브 님 페이스북 의견을 바탕으로 제가 좀 공부한다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Disclaimer: Not Financial Advice, Do Your Own Research. DYOR.
미국 국무부의 재정이 앵꼬가 났다
TGA라는 게 있는데요, 미국 재무부가 현금 운용을 위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개설해 놓은 계좌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미국 재무부의 당좌 계좌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네요. 지난 12월에 재정이 앤꼬가 났습니다. 21년 7월 이후에 재정을 미친듯이 써가지고 유동성의 공백이 시작된 것입니다. 2019년 말에 약 3천 50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20년에는 한 때 1조 8천억 달러까지 국무부의 재정이 급속도로 올랐습니다. 막대한 현금을 풀어대니, 국채 금리도 자연스럽게 하락했구요.
아무튼 나라의 곳간(TGA)가 바닥이 보이니까, 지속적인 확장 재정정책(실업급여 등)을 제공할 수 없으니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가 부채상한한도를 올립니다. 이게 작년 12월 16일이고, 약 1달 정도가 지났는데 마지막 그래프를 보시면 TGA 자금이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모습이 보이시죠?
이러한 법률 제정을 바탕으로, 미 국무부가 12월 27일부터 30일까지 short duration auction에서 국채를 팔아서 예년보다 훨씬 큰 금액을 끌어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채상한한도는 virtual money에 대한 지불한도를 늘린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신용카드 상한 한도금액을 인상한 것이어서 차입 규모제한을 완화한 것이라고 보면 되죠(즉, 국채를 더 찍어내든 해서 돈을 더 빌릴 수 있게 한 겁니다)
자 그렇다면, Bank Reserve와 TGA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Bank Reserve는 미 중앙은행 Fed의 곳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Bank Reserve와 TGA가 서로 반비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입니다. Bank Reserve는 시중은행 지급준비금의 총합인데, 해당 지급준비금의 총합은 중앙은행(Fed, 한국으로 치면 한국은행)에 예치되어 있습니다.
2020년 이후 CoVID-19 팬데믹 이후부터 staggering하는 경제를 살리고자 거시경제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돌아갑니다. 행정부가 treasury에서 돈을 써서 직접 민간 경제, 즉 private sector에 돈을 꽂아주고, 다시 Fed 같은 중앙은행이 돈을 대주는(financing) 하는 시스템입니다. TGA는 옥션을 통해서 국체를 팔았으니, 곳간에 돈이 들어와 TGA는 상승하게 됩니다. 하지만 국채의 마켓 메이커라고 볼 수 있는 중앙은행 Fed는 prime dealer를 통해서 국체를 매수하고, 이 결과 Fed의 곳간인 Bank Reserve는 감소하는 것입니다.
Bank Reserve의 감소와 Repo 시장
BR이 감소한다는 것은 뭘까요? 금리에는 초단기, 단기, 장기가 있습니다. 장기금리는 10년물 금리, 단기 금리는 2year, 4year와 같이 10년 미만의 금리, 그리고 초단기금리는 Repo 시장을 의미합니다. Repo는 은행 간의 inter-bank money market인데요. 그러니까 은행은 급전이 필요할 수 있으니까 하룻밤 사이에 빌리고 갚는(overnight, 줄여서 on) 큰 금액을 조달하는 시장입니다.
우리 회사가 100억 원 어치 미국 정부 국채를 들고 있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하룻밤 급전이 필요해서 이 국채를 담보로 현금을 약 100억 원 빌립니다. 하루 후에 이자를 더한 가격에 '다시 사기로 약속'하는 것이 repurchase agreement (환매조건부) 입니다. 이 때 빌릴 수 있는 금리가 repo 이율이다. 국채를 담보로 했기 때문에 위험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아주 작은 (예컨대 2.5% 라면 하룻밤에 약 70만 원)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상대방이 돈을 못 갚더라도 담보 가치가 높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는게 보통이다. 역으로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약속을 불이행할 가능성도 거의 없지요.
기업간에 돈을 빌릴 수 없다면 은행이 이 시장에 들어와 돈을 빌려줘도 된다. 은행도 현금이 무한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좋은 기회다 싶으면 타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다시 빌려줄 수도 있어요. 은행간에 하룻밤 빌릴 수 있는 fed funds rate 이라는 이 금리는 연방은행에서 조정, 즉 최대금리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repo 시장에서 금리가 5%로 뛰면, 은행은 즉각적으로 5%에 돈을 꿔주던지, 돈이 없으면 다른 은행에서 2.25%에 빌려서 5%에 빌려줄 수 있으므로 즉각적으로 연율 2.75%의 수익을 올리는 것입니다. 만약 Repo 마켓이 망하면 뭘까요? 국채를 담보로 돈을 빌렸는데 빌린 사람이 돈을 돌려줘야 하니 돈을 줄 수가 없어서 국채를 압류하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Repo 마켓이 망했다, 즉 초단기금리가 급등했다는 것이므로 시장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전조(prelude)가 되는 것입니다. 2019년 9월에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 때 시장이 금방 엿되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rate inversion이 일어나게 됩니다. 아 엿되었다, 숏을 신나게 치자 ㅎㅎ
즉, Repo crisis란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유동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리스크가 덜 하면서도 유동성이 좋은 단기물을 확보하려고 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bank reserve가 낮은 상태고, bank reserve가 낮으면 초단기 머니마켓에서 상호 은행 간의 자금 대여가 어려워진다는 소리구요. 이 때 단기물의 repo rates가 폭등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정리해봅시다. 한 나라의 경제는 유동성이 제한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돈, 국무부의 곳간인 TGA를 늘리려고 돈을 흡수하면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없어지게 됩니다. 이것을 보고 liquid market에서 illiquid market으로 넘어간다고 합니다. 유동성이 많으면 사람들이 펀더멘탈이 좋지 않은 자산도 막 사고 하는데, 유동성이 적어지면 자산 투자를 picky, 즉 까다롭게 굴게 됩니다. 까다로우면 리스크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구요,
장기보다는 단기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단기에 남아있는 시장의 유동성이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Bond를 보유하면서 수익을 얻는 방법은 yield(이자)가 붙으니까 이자를 잘 주는 단기 bond에 몰리는 것입니다. 즉, 주식 대신 단기 국채를 사는 것이 헷징도 되면서도 안정적으로 yield를 먹을 수 있는 것이죠.
장단기 금리차 그리고 risk-aversion
단기금리가 상승하게 되는 초단기 채권(security)를 우르르 구매하게 되는 것이죠. 장기 채권은 인기가 떨어집니다. 원래라면 장기 채권의 수요가 떨어지면 채권의 yield는 올라가고 장기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Leon에 따르면 장기 채권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해요. 그 이유는 relative competiveness인데, 주식 시장에 들어가는 돈이 리스크가 덜한 국채로 몰린다는 것입니다. risk-aversive하게, 즉 리스크를 피하고 싶은 유동성이 오히려 단기 국채 먼저, 그리고 장기 국채 그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뜻입니다.
이게 극단적으로 흐르면 repo crisis가 일어나는 것이고, 초단기 금리가 올라가며 10 year yield가 하락하게 되고, 초단기 금리가 상승하니까 단기 금리도 상승하니까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커지게 되는 현상, 곧 rate inversion이 일어납니다. 이 때 시장이 엿되었다고 하는 거죠. 원래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높습니다. 왜냐하면 기간이 길어질 수록 원금을 못받을 수 있는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단기금리가 중장기 금리를 역전하는 엿된 상황을 바로 Bear Flattening이라고 합니다. (사진 출처: 7월 금통위 이후 채권투자 정책기대 & Yield Curve 주목, 삼성증권 리서치 센터)
지금은 옥션을 통해서 대규모 국채 공급이 이루어졌으니 국채 yield가 상승했지만, 옥션 이후 시장이 진정되면 Fed의 곳간인 bank reserve는 상대적으로 비어있을 것이며, 미국 정부가 빚을 냈으므로 시장은 USD 공급을 기대하게 될 것이고, USD의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TGA가 증가하면 Bank Reserve는 하락하고, 통화량이 많아지면 장기 국채 일드가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이죠.
대신 초단기 금리를 상승하죠. 단기에 모두가 꼴아박으니 주식 시장보다는 그나마 안정적인 단기 국채, 그 다음으로 안정적인 장기 국채에 돈을 쏟을 것이라는 의미죠. 이 중에서도, 가치주보다는 테크 같은 성장주가 더 피해를 크게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지난 번 뉴스레터에서도 밝혔듯,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고 수익 실현의 duration(기간)이 긴 주식일 수록 사람들이 피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아무튼, treasury의 움직임과 이에 대한 경제 주체의 반응이 시장의 가격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오미크론이니, Fed가 Interest rate 상승시킨다느니 하면서 미친듯이 일드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죠. 10 year yield가 1.7~2.0 사이면 테크 주식이 휘청거린다, 라고 주장합니다.
2020년대의 암울함
2020년대는 외화내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 물가 상승과 빈부격차, 사회갈등 심화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을 이용하려는 극단 정치세력이 등장하고, 민주국가에서는 극단 정치세력이 통치권을 잡게 되는 현상이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인데, 탄소 중립이니 기후위기니 하면서 대체 에너지라는 buzz word가 증폭되고 이 덕분에 에너지 증가분을 뒷받침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에너지 값 폭등의 결과로 이루어질 수 있어요.
이 과정 속에서 천연가스나 석유 같은 천연자원을 보유한 러시아 등의 권위주의 국가가 다시 한번 큰 힘을 구가할 것이고, 이는 미국 등 서구 세계에 큰 위협을 끼칠 것이라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부족 사태로 서민층의 고통이 극심해지고, 사회적/정치적 혼란의 재앙이 이루어질 수도 있어요. 맨날 우크라이나 사태니, 홍콩 사태니 하면서 정신 없는 것도 이런 요지이구요.
겉으로는 화려한 경제적 성장이 나오는,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지는 2020년대가 되겠지만 빈부격차와 사회갈등이 심화되는 10년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는 코로나 19 라는 팬데믹 상황에서 억눌려있지만, 팬데믹이 끝나면 여러 갈등이 표면화될 것입니다. 이미 그러고 있구요. 갈등의 디폴트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계속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